전원의 고양이 가족과 함께한 성장기 – 마당에서 피어난 작은 기적
전원생활은 생각보다 더 조용하고, 그만큼 더 다정합니다. 하루하루가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듯하지만, 그 속엔 작고 따뜻한 변화들이 숨겨져 있죠. 어느덧 고양이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쌓이면서, 처음의 경계심은 어느새 익숙한 눈맞춤으로 바뀌었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의 중심이 되어갔습니다.
어느 날, 마당에서 장난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창가에 앉아 햇살을 즐기는 모습, 풀숲을 가르며 뛰어노는 발소리, 가끔은 조용히 눈을 감고 낮잠에 빠진 뒷모습까지. 그 장면들 하나하나에 마음이 녹아들었습니다. 그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죠.
건강한 일상을 바라는 마음에 마당 한켠에 블루베리 나무를 심었습니다. 여름이면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함께 따먹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요.
하지만 고양이들의 눈엔 그 나무가 더없이 흥미로운 놀이터였나 봅니다. 가지를 타고 오르며 술래잡기를 하고, 잎 사이를 누비며 하루 종일 뛰어놀았죠. 처음엔 웃으며 지켜봤지만, 시간이 지나며 가지는 점점 늘어지고, 마침내 나무는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열매 하나 맺기도 전에 작은 소동의 중심이 되어 떠나간 나무. 아쉬웠지만,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습니다.
고양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몸짓도 커지고, 성격도 분명해졌죠. 어떤 날은 활기차게 뛰놀다 지쳐 낮잠을 자고, 또 어떤 날은 조용히 바람을 느끼며 그늘에서 쉼을 누리기도 합니다. 한 마리가 따로 떨어져 있을 땐 괜히 신경이 쓰여 간식을 챙겨주면, 어느새 다른 녀석들이 몰려와 “나도요!” 하는 듯 야단법석을 벌이기도 하죠.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웃음이 나는지 모릅니다.
우린 그들과 함께 배우고 자라고 있다는 걸 점점 느끼게 됩니다. 장난감을 굴려 놀기도 하고, 간식을 숨겨 찾게 하며 소소한 놀이교육도 해보죠. 처음엔 서로 어색했던 시간이 이젠 너무도 자연스러워졌고, 그들도 우리가 주는 관심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가끔은 마당 어딘가에 조용히 앉아 있는 고양이의 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저 작은 생명들도 각자의 세계가 있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 묘하게 감동적입니다. 서로 장난도 치고, 살짝 토라졌다 다시 다정해지는 모습을 보면, 꼭 사람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이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침이면 창가에 모여 햇살을 만끽하고, 비 오는 날엔 나란히 앉아 창밖을 바라봅니다. 말은 없지만, 그 고요한 순간이 우리 하루를 한없이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고양이 가족과 함께한 이 전원의 삶은 천천히, 그러나 깊이 우리 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들이 있어 이 집은 더 따뜻하고, 매일은 마치 선물처럼 다가옵니다.
지금도 마당 어딘가에선 또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자라나고 있겠죠.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미소 지으며 그들을 바라봅니다.
함께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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